앵글로색슨 격언 시에 나타난 신에 대한 용어들의 의미*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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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롭게 영국 땅에 정착하기 시작한 게르만 족들의 삶과 가치관에 낯선 종교인 기독교는 많은 영향을 미쳤다. 게르만족은 원래 다신교를 신봉해왔기 때문에 유일하고 전능한 신이라는 기독교의 신의 개념은 그들에게는 매우 이질적이었다. 영국에서의 기독교의 전파는 개인 대 개인으로 이루어졌는데, 게르만 부족들의 다신교에 바탕을 둔 의식과 삶의 방식이 기독교와 조화를 이루기까지는 많은 시간이 걸렸다. 게르만 부족들이 영국에 정착하기 오래 전부터 영국에는 이미 아일랜드를 통해 미미하게나마 기독교가 전파되어 있었지만 이들 원주민들은 이교도인 게르만 침략자들에게 별 영향을 주지 못했다. 이 당시 영국에 주어진 많은 외부적인 영향들 중에서, 기독교의 전파가 가장 결정적인 것 중의 하나였다는 것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 기독교로의 개종 덕분에, 영국은 더 넓은 세상과 더 폭넓은 접촉을 할 수 있게 된 것이다. 노섬브리아(Northumbria)의 에드윈(Edwin) 왕은 옛 종교와 기독교사이의 전환기에 서 있었던 인물이다. 그가 먼저 새로운 종교인 기독교를 받아들였으며, 그의 사후에 영국 전역에 기독교가 확산되게 되었다. 또한 교황 그레고리의 선교 업적은 영국 기독교 역사에서 결정적인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그는 597년에 어거스틴 (Augustine)을 영국에 선교사로 파견함으로써 그를 통해 남부 켄터베리 지방을 중심으로 기독교의 전파가 가능하도록 하는 계기를 만들었다. 때론 기독교에 이교도의 의식을 접맥하고, 때론 이교도적인 의식에 기독교를 접맥하는 등의 소위 그레고리적 선교 방식은 앵글로 색슨족의 기독교 수용을 더 쉽고 빠르게 만들었다 (Attenborough, 64). 이러한 흔적들은 영국의 초기 기독교 문화 가운데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영국의 기독교화 과정에서 옛 상징들은 새로운 기독교적인 의미를 갖게 되었으며, 이교 사원들은 기독교의 예배 장소로 사용되었다. 또한 문학에서도 옛 격언 시 (Gnomic Verses)의 경우 기독교적인 의미를 전하는 시로 쉽게 혼합되고 변형되었다. 앵글로색슨 시대의 많은 시들, 산문 작품들, 그리고 역사적인 자료들은 새 종교에 의해 주어진 미래의 삶에 대한 게르만 민족의 의식과 가치관 그리고 희망을 반영하고 있다. 즉 많은 중요한 양상들과 관념들이 기독교의 정신과 연결되게 된 것이다.

많은 문학 작품들 가운데, 격언 시는 고대 이교주의에서 살아남은 기독교의 교훈과 지혜들을 보여주고 있다. 스탠리 B. 그린필드 (Stanley B. Greenfield)에 의하면, 「격언 시 II」 (Maxims Ⅱ)2)는 9세기 또는 10세기에 성직자에 의해 쓰여진 것으로, 기독교적인 것과 이교적인 내용들이  혼합되어 있다 (196). 찰스 케네디 (Charles W. Kennedy)도 「격언 시 II」는 “기독교 신앙의 영향 아래서 옛 격언이 개작” 되었음을 나타내는 것이라고 언급하면서 그린필드의 의견을 지지하고 있다 (148). 그러므로, 격언 시에 대한 분석을 통해 기독교가 어떻게 게르만족의 언어와 삶에 영향을 주었는지를 알아볼 수가 있겠다. 특별히 이들 격언 시에는 신에 대한 다양한 용어들이 나타나는데, 그것들은 때로는 문자적으로 때로는 은유적으로 신의 특성들을 묘사하고 있다. 따라서 이러한 이름들을 통해 게르만 민족이 어떻게 부족의 리더나 왕에 대한 그들의 이교적 관념들을 기독교의 신의 개념에 적용시켰는지를 분석하고자 한다.

격언들은 초기 문학에서 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그것은 교육, 종교, 도덕, 그리고 전쟁 등에서 삶에 유익한 지혜를 제공했다. 특별히 「격언 시 II」는 왕에 대한 언급으로 시작해서 기독교적인 언급으로 끝나고 있다. “왕”을 뜻하는 고대 영어의 cyning 이란 용어는 「격언 시 II」의 구조와 그 전체적인 의미를 이해하는데 필요한 핵심어들 중의 하나이다. 이 단어는 처음에는 왕국의 통치자에게 적용되었다. 그리고 하늘의 통치자에 대한 지칭은 기독교의 영향을 받은 후부터 적용되기 시작했다. cyning 이란 단어는 앵글로 색슨 시에 매우 자주 나온다. J. B. 베신저, Jr. (J. B. Bessinger, Jr.) 에 의하면 이 단어는 ꡔ앵글로 색슨 시적 기록들ꡕ (The Anglo-Saxon Poetic Records)에 240번 사용되고 있다 (138). 스티븐 A. 바니 (Stephen A. Barney)에 따르면, cyning 은 "인종, 가족"을 의미하는 라틴어 gens 와 그 어원이 같다. 더 나아가 그는 cyning 이 "국가"를 의미하는 cynn 에 "가족의 이름에 붙는 접미사"인 ---ing를 붙인 것이거나, 아니면 "왕족"을 의미하는 cyne 에 ---ing를 붙인데서 유래되었을 것이라고 논한다. 또한, 윌리암 A. 체이니 (William A. Chaney)에 의하면 cyning 은 원래 부족이나 왕족의 아들을 의미했다. 그는 이 단어가 고대 독일어 (Old German) cuning 과 고대 노스 어 (Old Norse) Konungr 와 밀접하게 관련이 있다고 지적한다 (21). 이러한 사실은 앵글로 색슨 족이 영국에 오기 전부터 게르만족 사이에서 이 단어가 광범위하게 사용되어 왔음을 반영하는 것이다. 그러나, 처음에는 왕의 지위는 족장의 지위와 별로 다를 바가 없었다 (Grohskopf, 34). 앵글로 색슨 사회의 대표적인 특징들 중의 하나는 그 정치구조가 왕과 그의 조언자들에게 집중되어 있었고, 이들의 지도력에 크게 의존했다는 사실이다. 비록 이 사회가 기본적으로 노예 사회는 아니었을지라도, 각 마을의 중심에는 지도자들의 집들이 있었고, 신분이 낮은 사람들의 주거지는 저택들 주변에 있었다 (Grohskopf, 37). 그리고 왕 주변의 지도적인 귀족들이 궁정에 함께 거했다. 세습적 왕위계승은 게르만 민족들 간의 법률상의 원칙이라기보다는 하나의 풍습에 따른 문제였다. 

영국에서 초기 게르만 왕국들의 또 다른 흥미로운 특징은 왕관을 차지하기 위해 내부적으로 음모, 폭력, 살인 등이 빈번히 발생했다는 것이다. 이 종족간의 뿌리 깊은 싸움은 기독교가 전파된 후에도 앵글로색슨 왕가에 여전히 남아있었다 (Schlauch, 9). 그러나 그것은 어디까지나 궁정에 국한된 일이었다. 궁정 밖에서는, 자신의 군주에 대한 충성이 으뜸가는 미덕으로 간주되었다. 앵글로색슨 사회에서 혈연관계는 이 충성심보다는 덜 강한 것이었다. 다시 말해 충성심보다 상위 개념은 없었다. 자신의 군주를 위해 기꺼이 죽음을 맞이하는 것은 최고의 미덕 중의 하나였다. 게다가 왕권은 앵글로색슨족의 두드러진 특징이었다. 흥미롭게도 앵글로색슨 영국의 왕권은 부계 쪽으로만 이어지는 것은 아니었다. 그것은 부계나 모계 어느 쪽으로나 다 가능했는데, 이는 한 개인이 남자 쪽이든 여자 쪽이든 상관없이 그의 혈통에 대한 선택권을 갖는다는 것을 의미한다 (Mayr- Harting, 250). 왕권은 탁월한 앵글로색슨의 정치제도로서 영국을 침략한 게르만 부족이 영국에 정착하는 과정에서 그들의 영역에 결집력을 더해 주었다. 게르만 왕권의 또 다른 중요한 개념 하나는 왕권이 종교적 정치적 기능에 있어 확고부동한 위치였다는 것이다 (Chaney, 11). 그 부족 종교의 제일가는 지도자는 왕이었다. 그는 무엇보다도 그의 백성들과 신들 사이의 중재자였다. 왕의 신은 백성들의 신이었다. 신은 왕을 구원하고 그 왕을 통해서 백성들을 구원했다. 왕은 신도 아니고 신처럼 모든 능력을 소유하지도 않았지만, 그는 부족들이 자신들의 안녕을 위해 의지하는 카리스마적인 능력으로 가득 차 있었다. 이런 왕의 기능이 게르만족의 개종에도 주요 요인으로 작용한 것이다.

영국 왕들은 커다란 외부적 충돌 없이 기독교로 개종하였다. 새로운 종교인 기독교는 크고 작은 많은 측면에서 왕권에 대한 게르만족의 시각을 기독교적인 시각으로 서서히 바꾸었다. 앵글로색슨족의 왕권은 기본적으로 마술이나 의식에 기초를 두지 않았다. ꡔ앵글로 색슨 연대기ꡕ(The Anglo-Saxon Chronicles)에 보면 웨섹스 (Wessex)의 에델울프(Aethelwulf) 왕의 신비적 혈통에 있어서, 우든 (Woden)3)은 노아의 방주에서 태어났고 노아의 아들이기도 한 셰아프 (Sceaf)의 열여섯 번째 자손이라고 적고 있다 (Chaney, 41).  F. P. 마군, Jr. (F. P. Magoun, Jr.)는 바로 이러한 것들이 지배자들을 "신과 대등한 친척들"로 만들었다고 말한다 (249). 이러한 혈통 관계는 그들이 기독교로 개종하는 것을 더 쉽게 만든 것이 사실이다.

신을 뜻하는 앵글로색슨 단어들은 그 뿌리에 왕으로서의 개념이 자리하고 있다. 즉 신은 왕과 대등한 위치로 이해되었던 것이다. 여기에는 분명한 이유가 있는데, 성경이 빈번히 하늘을 왕국에 그리고 신을 하늘 왕국의 왕으로 비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구약과 신약 성경에는 이러한 예들이 풍부하게 나타난다.4) 이러한 왕의 역할과 지위가 게르만족의 의식과 기본적으로 같았다. 그러므로 신을 왕으로 비유하는 것은 그들에게 아주 친숙했다. 덧붙여, 하늘의 왕 밑에서 세상을 지배하는 지상의 왕의 지위는 게르만 인들이 기독교로 개종한 후에도 계속 이어진다. 예를 들면, 앵글로색슨 대수도원장인 케올피드 (Ceolfid)는 픽트 족(picts)의 왕 나이탄(Naitan)에게 보낸 서한에서 왕은 "왕 중의 왕이요 군주 중의 군주"로부터 그의 통치권을 부여받았다고 쓰고 있다 (Chaney, 49). 왕은 신의 보호 하에서 확실한 백성의 수장이었다. 앵글로색슨 작품들에 반복해서 나타나고 있는 신의 모습은 왕과 매우 흡사하다. 그러나 신의 영광과 권위는 당연히 지상 왕들의 그것보다 더 빛나는 것이 사실이다.

하늘의 왕으로서의 신의 개념은 또한 많은 문학과 신학상의 은유에도 공통적으로 나타난다. 신의 역할과 유사한 왕의 대표적인 주요 역할로 다음의 세 가지를 들 수 있다: 보호자, 베푸는 자, 그리고 심판자. 이 각각의 모습이 앵글로색슨 격언 시에 어떻게 나타나고 있는지 분석해보자.

「격언 시 II」는 왕에 관한 직접적인 진술로 시작한다: "Cyning sceal rice healdan“ (1).5) 그린필드(Greenfield)와 에버트(Evert)는 이 시행에 대해 다음과 같은 세 가지의 해석을 제시하고 있다. 첫 번째는, ‘왕은 왕국을 다스려야 한다 (또는 유지해야한다)' (즉, 왕은 왕국을 남용하거나 소홀히 하지 않고 지배해야한다). 두 번째는 '왕은 왕국을 다스릴 것이다' (즉 왕국을 다스리는 것은 왕의 본질이다). 세 번째는 '왕은 왕국을 통치해야만 한다' (즉  왕국은 왕에 의해 지배받아야만 한다) (340). 이 중에서 첫 번째 해석이 가장 적절하고 자연스럽다고 판단된다. 왕국을 유지하고 다스리는 것은 왕의 으뜸가는 책무이다. 왕은 나라 안팎의 침입자들에 대항해서 왕국을 안전하게 지켜야한다. 적들에 대항해서 왕국을 완전하게 지킬 수 없는 왕은 자신의 임무를 완수하지 못하는 것이다. 「격언 시 II」의 첫 줄에 있는 cyning 은 하늘의 왕 뿐 아니라 지상의 왕도 뜻한다.6) 은유적 기준에서 왕이 바로 신인 하늘의 왕국은 지상의 왕국들이나 도시들과 대조된다. 그리고 지상의 것들은 신의 전능하심에 복종한다.

마찬가지로 하늘 왕국은 지상 왕국과 비교된다. rice 는 어원적으로 왕권과 권위의 개념을 가지고 있다. 또한 「격언 시 II」의 첫 행은 cyning rice 사이의 관계를 언급하고 있다. rice 란 단어는 명사로는 "권력"이나 "왕국"을 뜻하며, 형용사로는 "힘있는,” “강한" 또는 "부유한"의 의미가 있다. 이 어휘는 "권력, 오만"을 의미하는 명사 riccetere (또는 ricceter, 또는 riceter)과 "지배하다"라는 의미의 동사 ricsian 과 직접 관련이 있다. 이 단어들은 모두 왕이라는 의미를 가진 켈트 어에서 따온 초기 게르만 차용어로 거슬러 올라간다. 또 아마도 라틴어 rex 에서 차용했을 수도 있고 또 힌두 어 rajah 와도 어원을 같이 한다 (Moore and Knott, 324). Rice cyning 에 의해 보호받아야 하는데, 이 사실은 하늘 왕국과 지상 왕국 모두가 그렇다. 그러나 두 왕국의 중요한 차이점이 있다. 즉 지상의 왕국은 언젠가는 사라져야 할 운명이지만 하늘의 왕국은 영원하다는 것이다. 다시 말해 하늘 왕국의 왕은 어떤 변화도 없이 왕의 지위를 게속 유지하지만, 지상의 왕은 그렇지 않다는 것이다. 이러한 아이디어는 특히 「격언 시 I」에 잘 나타나 있다.7) 일반적으로, rice 가 하늘 왕국을 지칭할 때는 형용사 heofon (하늘)이 그 앞에 붙는다.

더 나아가, 왕국, 특히 왕의 수도는 「격언 시 II」의 제 2 행에 나오는 것처럼 ceastra (도시)라고 불려질 수 있다. 왜냐하면 cyning ceastra 에 살고 있기 때문이다. 이 시에서 ceastra라는 용어는 지상과 하늘의 이중 의미를 다 가지고 있다. 비록 도시가 멀리서 보일 수도 있긴 하지만 결코 완벽하게 보일 수는 없다. 그 외부적인 크기는 인지될 수 있을지 몰라도 다른 면들, 특히 내부적인 면들을 멀리서 보는 것은 불가능하다. 이 관념은 하늘의 왕국에 대한 또 다른 암시인 하늘의 도시와 밀접하게 연계되어있다. 그린필드와 에버트는 "하늘의 왕국이 우리들 각자를 위해 베일에 싸인 미래에 있는 것과 꼭 같이, 이 지상의 도시들은 신비에 싸인 과거의 유물들이다”라고 말한다. 그들은 더 나아가, 시인은 제 2 행에서 비로소 이 시의 본질적 관점을 세우고 있다고 주장한다 (34). 즉, 인간의 지식과 관찰에는 한계가 있다는 것을 명확히 보여주며, 기독교적인 해석으로 연결시키고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해석은,  신의 뜻이 무엇인지 그리고 창조자가 어디에 거하는지 말하기 위해 이 세상으로 되돌아 올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는 다분히 기독교적인 논조로 이 시가 끝을 맺고 있는 것과 일치된다 하겠다.

다음에, 왕의 두 번째 역할은 그의 백성들에게 가치 있는 것을 베푸는 것이다. 왕은 백성들에게 넉넉히 주는 존재이다. 전사들과 귀족들은 왕에 대한 그들의 충성에 대한 보답으로 물질적인 대가를 받는 것을 당연하게 생각했다. 백성들에게 풍성한 보상과 안정된 평화를 주기 위해, 왕은 전쟁에서 승리해야한다. 백성들은 자신들의 안녕은 곧 왕의 운에 달려 있다고 생각했다. 다시 말해 왕은 그의 부족들의 운의 상징이었다. 왕의 부는 곧 그의 부족의 부의 신호였다. 예를 들면, 앵글로색슨 용어인 eadigsaelig 는 ‘운이 좋은' 과 ‘부자의’라는 의미로 사용되었다. 더구나 앵글로색슨 단어에서 지배자에 대한 캐닝(kenning)으로서의 wyn은  ‘운’ 또는 때때로 ‘즐거움’의 뜻을 가지고 있다. 훌륭한 왕은 그의 백성에게 즐거움을 가져다준다. 왕은 자신의 운을 통해 얻은 부를 가지고 넉넉하게 베푸는 자가 되어야 한다.  "반지 제공자"로서의 지상의 왕의 기능은 하늘의 왕에게도 그대로 적용된다. 하늘의 왕은 자신의 백성들에게 육적이며 영적인 것들을 골고루 제공하는 자이다. 신의 통제 하에 있는 사계절 가운데, 가을은 특히 신이 백성들에게 그의 은총과 선물을 풍성히 내려주는 계절이다. 그러므로 진정한 의미에서 신은, 지상의 왕이 그의 백성들에게 베푸는 자이며 선물을 주는 자의 역할을 하는 것과 같이, 베푸는 자이며 공급하는 자의 역할을 한다.

세 번째로, 왕은 그의 부족들의 심판자로서의 역할을 한다. 왕은 그의 백성들을 위해 평화와 정의를 수호하는 권위 그 자체이다. þeof (도둑)과 같은 자들의 행위, ides (여자) 들의 잘못된 행위, 그리고 sacian (싸움), synn (죄), winn (반목) 등의 잘못된 행위는 정의의 심판을 요했다. 「격언 시 II」 의 시인은, 범죄자들은 늘 교수형을 받아야한다고 선언한다. 각 앵글로색슨 왕국들은 정의와 평화를 지키기 위해 자체의 법률들을 가지고 있었으며 그것들은 시간이 지나면서 점점 더 복잡해졌다. 어떤 사람이 나쁜 짓을 했을 때는, 그것을 보상하도록 했다. 예를 들어, 만약 누군가가 왕국에서 싸웠다면, 그는 모든 재산을 몰수당했다. 때로는 왕은 범죄자의 처형 여부를 결정하기도 했다 (Attenborough, 39). 그러므로 백성들은 왕의 권위를 절대적으로 인정했을 뿐만 아니라 왕을 존경했다. 「격언 시 II」는 지상의 심판에 관한 이야기로부터 하늘의 심판 이야기로 옮겨간다. 심판자로서 신의 심판은 매우 공정하며 그것은 백성들에게 공개적으로 알려진다. 왜냐하면 신의 속성중의 하나가 soþ (진리)이기 때문이다. 진리는 영원하다. 반면에 sinc (재물)은 일시적이다. 신의 법에 대항하는 반역자는 또한 지상의 왕에 대한 반역과 동일하게 여겨진다 (Chaney, 189). 나아가, 죽음 직후 모든 사람은 신의 최후의 심판을 받도록 요구된다. 따라서, 하늘의 왕의 심판은 그것이 육적인 것과 영적인 것을 다 포함하기 때문에 지상의 왕의 심판보다 더 강력하다 하겠다.

다음으로, 신(god)이라는 용어에 대해 분석해 보자. 이 단어는 특별히 중요한데, 왜냐하면 원래 이 어휘는 이교도의 신을 뜻했다가 나중에 기독교의 신을 의미하게 되었기 때문이다. 조심할 것은, 이 단어는 그 의미가 “좋은”인 고대영어 gㆆ d 와는 아무런 관계가 없다는 것이다. 알버트 카이저 (Albert Keiser)에 의하면, god 은 고대 게르만 어 (Old Teutonic)인 guðom 에서 유래되는데, 그것은 “기원되는 것”이나 “희생으로 제사되는 것”을 의미하는 인구어 (Indo-European) ghutom에서 유래된 것이다. 더 나아가 그는 다른 게르만 방언들, 즉 고대 프리지아 어 (Old Frisian)와 고대 색슨 어 (Old Saxon)인 god, 고대 고지 독어 (Old High German)인 got, 그리고 고대 노스 어 (Old Norse)인 goð 또는 guð 등도 같은 어원으로부터 나왔다고 설명하고 있다 (62-62). 기독교 신으로서의 god은 앵글로색슨 시에서 매우 자주 쓰인다. 존  F. 마든 (John F. Madden)과 프랜시스 F. 마군 (Francies F. Magoun)에 의하면, 이 단어는 ꡔ앵글로색슨 시적 기록들ꡕ에서 1111번 사용되고 있다 (1). 예를 들면, 「격언 시II」의 시인은 god 을 인간에게 농작물을 보내는 신으로 묘사하면서 (l. 8-9) 그는 하늘에 있다고 말한다 (l. 35). 여기에 나타난 신은 의심할 여지없이 기독교의 신이다.

또한, wyrd (운명)는 그 의미에 있어서 게르만족의 기독교로의 개종을 보여주는 매우 중요한 단어이다. 앞에서 말한 것처럼, 게르만족은 다신교를 믿었는데 그들이 믿는 신들은 wyrd 인 운명의 지배를 받았다. 즉, 게르만족의 삶에 대한 태도는 운명론적이었다. wyrd란 단어는 게르만족이 기독교로 개종하기 전에도 광범위하게 사용되었으며, 그 후에도 널리 사용되었다. B. J. 티머 (B. J. Timmer)에 따르면, 앵글로 색슨어 wyrd 는 고대 색슨어 wurd, 고대 고지 독어 wurt, 그리고 고대 노스어 urðr과 동의어이며, 이 단어들의 의미는 같고 모두 비슷한 발전 단계를 거쳤다.  즉, 라틴어의 fatum 처럼 추상적인  사용에서 죽음의 의미로까지 발전되었다 (124). 그러나 맹목적이고 지배적인 운명으로서의 wyrd 는 운명이 신에 종속되면서 사라지기 시작했다. 왜냐하면 신은 가장 강력하게 인간의 삶을 지배하기 때문이다. 이렇게 wyrd 이교적인 의미로부터 기독교적인 어휘로 바뀌어갔고, 이 후에 사람들이 더 이상 맹목적으로 지배적인 운명을 믿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이 단어는 계속 사용되었다.8)

wyrd처럼 metod (=meotud) 또한 원래 "운명"을 뜻하는 이교적인 단어였다 (Keiser 67; Timmer 137). 그러나 이 의미는 이교도인 게르만 민족이 새로운 종교로 개종함으로써 “기독교의 신”을 뜻하게 되었다. 티머는, metod 의 경우 wyrd 보다 이 단어의 기독교적 의미가 더 확실하다고 말하는데, 그 이유는 metod 는 신에게 직접 적용된 단어인 반면에, wyrd 는 신에게 종속된 어떤 것을 위해 사용되었기 때문이라고 구분하여 논하고 있다 (137). Metod는 「격언 시 I」에서 4번 그리고 「격언 시 II」에서 1번 나오는데 이 모든 경우에서 기독교의 신을 의미한다. 특히 「격언 시 II」의 경우 wyrdmetod 는 거의 동의어로 쓰이고 있으며, 여기서 이 두 단어는 기독교의 신과 거의 동일한 의미를 가지고 있다. (Keiser 61-62). 이것은 기독교의 신과 wyrd 가 어떻게 평행한 위치에서 나타나는 지에 대한 좋은 예이다. wyrd 는 “신에 의해 정해진 사건들의 질서” 만을 나타내며, metod 는 하나의 변형으로서 사용될 수 있다 (Keiser 146). 따라서 이 경우에 metod 는 “운명” 보다는 오히려 “신” 이나 “창조자” 가 더 적합한 의미라 하겠다.9) 주목할 만한 사실은 metod 는 알프릭 (Aelfric)의 ꡔ설교들ꡕ(Homilies)에서 4개의 두운체 구절을 제외하고는 오직 시에만 나타난다. Metod 는 시어이기 때문에 시에서는 빈번하게 쓰이고 있다.

fæder (아버지), þeoden (족장), 그리고 dryhten (다스리는 자)과 같은 단어들 또한 기독교의 영향을 받아 그 의미들이 바뀐 것들이다. 이 각각의 어휘들은 원래 단순하게  가족, 부족, 그리고 군의 지도자나 통치자를 뜻했다. 그러나 그 의미들은 새로운 종교가 도입됨에 따라 점차 바뀌기 시작했다. 이들 중, fæder 는 성경에서 성부인 신이나 성자인 그리스도에 대한 은유로 사용되는데, 그 한 이유는 모든 기독교인들이 한 가족에 비유되고, 신은 이 가족의 아버지에 비유되기 때문이다. 이 아버지 (fæder)의 성경적 비유가 게르만족에 의해 받아들여지고 유지되었는데, 그 주된 이유는 그들 또한 어떤 그룹의 통치자나 지도자의 역할과 지위를 강조하기 때문이다. 다른 단어들- -þeoden dryhten- -은 신에 대한 또 다른 의미를 갖는데, 이들 단어들은 특정 단체의 지도자들을 뜻하고 있기 때문이다.

다른 예들로는 wealdend (지도자), frea (통치자), ealdor (군주), weard (보호자), hlaford (주인), hyrde (목자), scyppend (=scippend, scippend) (창조자), 그리고 fruma (설립자) 등이 있다. 마지막 두 단어들은 특히 그것들이 어떠한 조직이나 그룹의 지도자의 임무와는 아무런 관련이 없지만, 신의 역할과는 직접적으로 관련이 있는 단어들이다. 이 어휘들은 신이 창조한 세상과 인간을  연결시키는 단어들이라 하겠다. 위의 단어들은 격언 시에서 발견되지 않기 때문에 본 글에서는 논의하지 않았다. 그러나 이러한 예들은 얼마나 많은 이교적인 단어들이 기독교적인 의미를 뜻하는 어휘들로 바뀌었는지를 잘 보여주고 있다 하겠다.

지금까지 살펴본 것처럼, 앵글로 색슨 격언 시는 고대 영국 사회를 형성하고 있는 여러 가치들을 잘 보여주고 있다. 그것은 영웅의 기준들뿐만 아니라 여러 중요한 격언들을 포함하고 있다. 비기독교적인 가치와 기독교적인 가치가 혼합되어 있는 모습을 잘 보여주고 있는 것 중의 하나가 바로 격언 시에 나타난 신에 대한 용어들이다. 기독교로의 개종 후에, 왕은 앵글로색슨족에게 일종의 신의 역할을 하였다. 물론 그 반대로 신이 앵글로색슨인들에게 왕의 역할도 했다. 앵글로색슨 사회에서 이 둘의 역할은 지금까지 논의한 것처럼 매우 유사하다. 더 나아가, 앵글로색슨의 신에 대한 용어들은 기독교가 게르만 인들의 삶과 그들의 어휘에 어떠한 영향을 미쳤는지에 대한 하나의 바로미터 역할을 하고 있다. 차용된 것이든 고유어이든, 오래 전에 형성되었든 새로 만들어진 것이든 간에, 격언 시에 있는 다양한 신에 대한 용어들과 그 속에 녹아있는 관념들은 결과적으로 새로운 종교인 기독교가 앵글로색슨 족의 삶과 그들의 어휘들에 매우 주목할만한 역할을 했다는 것을 잘 보여주고 있다 하겠다.


(숭실대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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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BSTRACT


The Significance of the Terms for the Deity in Anglo-Saxon Gnomic Verses


Insung Lee


  Anglo-Saxon gnomic verses are generally recognized as a combination of Christian precepts and wisdom surviving from ancestral paganism. Therefore, the examination of gnomic verses, specially Anglo-Saxon terms for the deity, may shed light on how Christianity had affected the life of the Teutonic tribes and how they had adapted themselves to the new religion.

  First, the term cyning, which means "king," is one of the key words to understand a variety of Anglo-Saxon words that had originally been heathen but later came to function as designations of the Christian Deity through Christian influence. The study of this word may help to comprehend how the Germanic people adapted their pagan ideas of the powerful ruler to the Christian God. The fundamental basis of Anglo-Saxon kennings for God is the concept of God as heavenly king. God is placed in parallel with the king. The three major roles of a king, which are similar to those of kingly God, were as follows: the protector; the gift-giver; and the judge.

  Also, other terms, such as god, wyrd, metod, fædereoden, dryhten, deserve a close examination. For they are very crucial words in the study of the traces of the Teutonic tribes' conversion to Christianity.

  Whether borrowed or native, whether fashioned long ago or newly formed, many Anglo-Saxon terms for the deity in Old English gnomic verses conclusively show that the new religion played a very remarkable role in various aspects of the life and vocabularies of the Anglo-Saxons.




Key Words: 앵글로색슨, 격언 시, 신, 기독교, 왕, 왕국, 도시, 운명, 아버지, 족장, 지도자, 심판자, 베푸는 자, 보호자.


1)* 이 논문은 2001년도 숭실대학교 교내 연구비 지원에 의하여 이루어졌음. 또한, 이 논문의 초고는 36th International Congress on Medieval Studies, 3-6 May 2001, Kalamazoo, Michigan, U.S.A.에서 발표되었음.


2) The British Library MS. Cotton Tiberius B. i 에 이 시의 원고가 포함되어 있다고 해서 일명 “Cotton Gnomes” 라고도 불린다. 참고로, 여기에는 Menologium, Maxims II, The Anglo-Saxon Chronicles 의 순서로 수록되어 있다. 또한, 「격언시 I」 (Maxims I) 의 경우 이 시가 Exeter Book에 수록되어 있다고 해서 일명 “Exeter Gnomes”라고도 불린다.


3) 전쟁의 신인 우든은 거의 모든 앵글로색슨 왕가의 신성한 조상이었다. 이러한 신성한 혈통의 뿌리에 대한 개념은, 앵글로색슨의 대부분의 왕족들을 확실하게 연결시켜 주었다. 더 나아가, 우든으로부터 시작된 왕들의 이교적인 혈통들은 서서히 기독교와 동화되어 갔다. 


4) 신구약 성경에서 각각의 예를 들어보면 다음과 같다: “여호와께서는 영원무궁토록 왕이시니” (시편 10: 16), “영광의 왕이 뉘시뇨. 강하고 능한 여호와시요 전쟁에 능한 여호와시로다” (시편 24: 8), “하나님은 예로부터 나의 왕이시라. 인간에 구원을 베푸셨나이다” (시편 74: 12), “유대인의 왕으로 나신 이가 어디 있느뇨” (마태복음 2: 2), “만세의 왕 곧 썩지 아니하고 보이지 아니하고 홀로 하나이신 하나님께 존귀와 영광이 세세토록 있을 지어다” (디모데 전서 1: 17).


5) 이 논문에서 인용되는 앵글로 색슨 격언 시는 다음의 책에서 한 것임을 밝힌다: The Anglo-Saxon Poetic Records, eds. George Philip Krapp and Eliott Van Kirk Dobie, 6 vols.


6) 이 행에서 표면상으로 보면 왕과 신은 아무런 관련이 없어 보인다. 그러나 Fred C. Robinson 은 왕과 신의 관계에 대해 다음과 같이 확실한 설명을 하고 있다: Maxims II, Menologium, The Anglo-Saxon Chronicles 는 비슷한 시작과 끝을 가지고 있다. Menologium은 왕인 그리스도로 시작해서 그리스도로 끝맺고 있다. The Anglo- Saxon Chronicles 는 그리스도의 이름을 부르는 것으로 시작해서 심판자 그리스도로 끝맺고 있다. Maxims II 는 왕과 그리스도의 권능으로 시작해서 주 그리스도로 끝맺고 있다 (27).


7) 「격언 시 I」 의 7행-12행을 참고할 것.


8) 참고로, 티머는 이 단어의 의미 변천을 다음과 같이 설명하고 있다: “wyrd, originally, the name for the power that ruled men's lives, the blind and hostile Fate, and at one time a proper name for the goddess of Fate, came to be used for the event as they happened according to Fate. . . . then the word continued to be used in the Christian texts with reference to the lot as ordained by God's Providence, so that it came to mean lot, both in the general sense and in the special sense of one man's lot and kind of lot." (155-56)  


9) 참고로, J. R. Clark Hall 의 A Concise Anglo-Saxon Dictionarymetod에 대해 다음과 같이 정의하고 있다: fate, Creator, God, Christ.